봄바람 타고 온 이문세 명곡 퍼레이드…"가수 하길 참 잘했네요"

0
이문세 단독 콘서트 2024 시어터 이문세 (사진 출처: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 연합뉴스)
이문세 단독 콘서트 2024 시어터 이문세 (사진 출처: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 연합뉴스)

"내가 좋아해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들 환호해 주시니 가수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참 잘했어요."

편안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아늑한 장내를 은은하게 감싸는 가운데, 눈부신 조명이 아래로 혹은 위로 빛을 뿜어냈다. 라이브 밴드의 반주와 시선을 사로잡는 댄서의 퍼포먼스는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무대 전체를 가린 막에는 소복소복 쌓이는 추억 같은 눈발이 영상 효과로 구현됐다. '광화문 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하던 '옛사랑' 가사 그대로였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24 시어터 이문세' 서울 콘서트에서다. 이날과 5·6일 총 3일간 열리는 서울 콘서트는 회당 3천석 좌석이 전석 매진됐다.

'시어터 이문세'는 이문세가 지난 2015년부터 2년에 한 번꼴로 새로운 선곡과 콘셉트로 여는 브랜드 공연이다.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시즌이다.

2년 전 서울 올림픽공원 잔디마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시어터 이문세 인 더 파크'(Theatre LEE MOON SAE in the Park) 때와는 달리 '국내 공연계의 심장'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이번 콘서트는 한층 도회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풍겼다.

이문세는 실내 대극장의 장점을 살려 시선을 사로잡는 조명과 퍼포먼스, 귀에 쏙쏙 박히는 능수능란한 보컬로 평일 저녁 시간을 낸 3천명의 관객을 반겼다.

그는 "평일 저녁에 이 많은 관객이 모인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1층뿐만이 아니라 2층, 3층 관객도 챙겼다. 특히 3층 가장 먼 자리에 앉은 어느 관객의 이름까지 부르며 그와 직접 소통하는 세심한 무대 매너도 선보였다.

하지만 이문세 콘서트의 가장 큰 '파괴력'은 시대와 세대를 넘나드는 히트곡들이었다. 굳이 팬이 아니라도 첫 소절만 들으면 '아!' 하고 감탄이 튀어나오는 대표곡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이문세는 "이문세 공연을 보면서 많은 관객이 세 번 놀란다고 한다"며 "하나는 '이문세 생각보다 멋있는데?'라고 한다. 두 번째는 관객 중에 20∼30대 관객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서다. 세 번째는 '내가 이문세 노래를 왜 이렇게 많이 알지' 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난스레 읊어놓은 자기 자랑이지만, 지난 수십 년간 히트곡을 꾸준히 배출한 그의 말은 사실 그대로였다. 몸이 저절로 들썩이는 '조조할인', 교복을 입고 설레었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게 해준 '소녀', 광화문 한복판서 다시 듣는 '광화문 연가',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같았던 '빗속에서' 등 잊고 살던 그 노래가 다시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잠시 일상을 잊고 추억에 잠겼다.

이문세는 대표곡이 워낙 많다 보니 듣고 싶던 노래가 세트리스트에서 빠지는 경우도 잦다.

그는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즉석에서 '그대와 영원히', '그녀의 웃음소리 뿐' 등의 노래를 두어 소절씩 뽑아냈다. 특히 리메이크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사랑은 늘 도망가'도 살짝 들려주고서 "이문세 노래입니다"하고 말해 환호를 끌어냈다.

이문세는 특히 직접 기타를 메고 록 스타처럼 멋들어지게 연주를 선보이거나, 댄서들과 함께 K팝 스타 못지않게 안무를 소화해내는 등 볼거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80∼90년대 명곡들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겠지만, 관객 앞에서만은 늘 새로운 것을 내놓으려는 그의 집념이 엿보였다.

그는 '깊은 밤을 날아서'에서는 태양계와 은하 등 우주를 펼쳐냈고, '난 아직 모르잖아요'에서는 유아기에서 노년까지 누군가의 인생을 먹먹하게 풀어내는 등 영상 효과에도 공을 들였다.

이문세는 이날 새 앨범에 수록될 선공개곡 '웜 이즈 베터 댄 핫'(Warm is better than hot)도 들려줬다. 그는 "이번에 준비 중인 새 앨범에 들어갈 곡 중에 한 곡을 불러봤다. 이 노래의 미래는 여러분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며 너털웃음도 지었다.

"우리가 정말 정신 없이 사느라고 까맣게 잊고 지냈던 내 안의 감성들이 공연을 통해서 다시 살아나는 거죠. 오늘 그 놀라운 경험을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Copyright ⓒ 달라스 코리안 라디오 www.dalkor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최정, 9회 동점포로 KBO 통산 홈런 공동 1위…SSG, KIA에 역전승

최정이 역사적인 KBO 개인 통산 467호 홈런을 극적인 9회말 동점포로 장식했다.SSG 랜더스는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 더보기

'이영준 극장골' 황선홍호, 올림픽 예선 첫판서 UAE 1-0 제압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첫판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영준(김천)의 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 더보기

지드래곤, 하반기 컴백 목표 새 앨범 준비 중

가수 지드래곤이 올해 하반기 컴백을 목표로 새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이 16일 밝혔다.갤럭시코퍼레이션은 지드래곤이 최근 프랑스의 유명 향수 브랜드 '에디션 드… 더보기

'학폭 의혹' 김히어라 "당사자들과 기억 정리…서로 응원하기로"

배우 김히어라가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들과 만나 화해했다고 밝혔다.김히어라의 소속사 그램엔터테인먼트는 16일 입장문을 내 "김히어라와 당사(소속사)가 … 더보기

기계 아닌 사람의 문제…ABS 공정성 훼손한 KBO 심판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세계 최초로 ABS(자동 투구 판정시스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을 때, 심판위원들은 "불필요한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반겼다.하지만, ABS 도입 후 … 더보기

신진서, 맥심커피배 2연패 달성…통산 37번째 타이틀 획득

한국 바둑의 절대 강자 신진서(24) 9단이 맥심커피배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신진서는 15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제25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더보기

'눈물의 여왕'까지 썼다 하면 대박…박지은 표 로맨스 또 통했다

2006년 개국한 tvN 역대 드라마를 시청률 순위별로 줄 세워보면 1위와 2위에 박지은 작가의 이름이 올라 있다.4년 전 손예진·현빈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눈물의 여… 더보기

통쾌한 액션·유머에 인간미 더한 마석도…영화 '범죄도시 4'

배우 마동석이 괴력의 형사 마석도를 연기한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 특유의 통쾌한 액션과 유머로 작품마다 흥행했다.1편 '범죄도시'(2017)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688만… 더보기

美 스탠퍼드대 강단에 선 '요리하는' 배우 류수영

"저에게 배우와 셰프는 이제 평행우주에 가까워요. 엄마냐 아빠냐의 느낌으로 비슷한 것 같아요"배우 류수영(본명 어남선) 씨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강단에 섰다. 이 대… 더보기

가수 박보람, 지인과 모임 중 쓰러져 사망…"깊이 애도"

가수 박보람(30)이 지난 11일 세상을 떠났다.12일 소속사 제나두엔터테인먼트와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고인이) 모임 중 화장실에 갔다가 안 나와 가보니 쓰러져 있… 더보기


 

FreeCurrencyRat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