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렌드 매거진

[씽아나의 씽씽정]어르신(X) 시니어(X)… 늙은이(O) / ‘교포’가 아니라 ‘동포’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리빙트렌드 댓글 0건 작성일 23-03-03 15:00

본문

어르신(X) 시니어(X)… 늙은이(O)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서 나이 든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를 두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다. ‘노인’이라고 쓰기 어색해서 ‘어르신’이라고 쓰는가 하면, 미국 언론을 따라 ‘시니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노인, 어르신, 고령자, 시니어… 과연 어떤 게 맞는 표현일까? 사실 가장 바람직한 단어는 ‘늙은이’다. 

‘늙은이’의 사전적 의미는 ‘나이가 많아 중년이 지난 사람’이다. 어떤 가치판단도 들어가지 않은 뜻의 말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늙은이’는 비하의 뜻이 있는 말로 인식된다. 소파 방정환은 어린 아이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뜻을 담아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어린 아이를 이르는 말을, 어른을 이르는 말인 ‘젊은이, 늙은이’와 같은 형식으로 만듦으로써, 어린 아이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어린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1920년대만 해도, ‘늙은이’는 ‘나이 많은 어른’을 이르는 일반적인 말이었다.

‘늙은이’라는 말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970년대까지 ‘늙은이’는 가치 중립적인 말로 폭넓게 쓰였다. 그런데 우리말을 비하하고 한자어를 높임말로 쓰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노인’을 선택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자, ‘늙은이’란 말은 나이 든 사람을 비하하는 맥락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노인’은 만 65세 이상 연령층을 가리키는 법적, 행정적인 용어다. 노인복지법, 노인복지관 등처럼 노년층을 가리키는 공식용어다. 다만 신체적으로 늙은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는 데다 만 65세 이상 연령층도 신체·정신적으로 젊은 사람 못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나온 용어가 ‘어르신’이다. 

하지만 ‘어르신’은 ‘남의 아버지를 높이는 말’이지 ‘나이 든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게다가 ‘어른’이라는 단어를 한층 더 높인 ‘어르신’은 그 차제가 높임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 의미도 다르고, 그 사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시니어’라는 용어도 많이 쓰인다. 미국에서 ‘시니어 시티즌’이라고 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르신’이라는 극존칭을 아무 곳에나 마구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신문과 방송의 대상은 불특정한 다수다. 때문에 누구를 높이거나 낮추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극존칭인 ‘어르신’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 ‘늙은이’라는 아름다운 우리 말이 비하의 뜻으로 전락한 바람에 쓸 수 없다면 ‘노인’이라고 쓰는 것이 차선이다.

 

‘교포’가 아니라 ‘동포’

 

한국에서는 우리 이민자들을 ‘교포’나 ‘교민’이라는 단어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민사회 내에서도 우리를 ‘교민’ 또는 ‘교포’라고 지칭하는 것을 자주 듣는데, 사실 ‘동포’라는 단어가 맞는 말이다. ‘교포’와 ‘동포’의 뜻을 한 번 살펴보자.

1990년대 중반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교포’라는 표현 대신 ‘동포’라고 쓰자는 운동이 전개된 적 있다. 

미주 한인들의 이 같은 노력을 계기로 한국 정부에서도 ‘해외교민청’ 신설법안건이 ‘해외동포청’ 신설법안으로 용어가 바뀌고, ‘재외교포 특례법’이 아닌 ‘재외동포 특례법’이라는 용어로 바뀌었다.

한인사회에서 교(僑)자 추방운동을 전개한 이유는 僑(교)자가 ‘더부살이 교’이기 때문이다. 

더부살이는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해주고 돈을 받는 일이나 그런 사람, 남에게 얹혀사는 일 등을 뜻하는데, 이런 의미를 가진 ‘교포’, ‘교민’이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용어로, 긍정적인 표현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 동원된 청년들이 군대나 노무자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하고, 항일운동 중에 중국과 러시아 등지로 망명한 사람들, 1902년 제물포를 떠나 그 이듬해 하와이에 도착한 한국인 노동자들이 ‘재미교포’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한국을 떠나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정착했다. 이런 이민자들을 ‘더부살이하는 사람들’이라고 칭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이민사회에서 우리끼리 스스로를 그렇게 칭한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동포’라는 단어는 어떨까? ‘동포’는 한 핏줄 한 형제, 한 혈육이라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국어사전은 동포를 ‘같은 나라 또는 같은 민족의 사람을 다정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또 어떤 학자는 ‘동포’와 ‘겨레’가 같은 뜻이고, 때문에 국적을 떠나 한국에 뿌리를 둔 한민족, 한겨레를 뜻하는 것이 바로 ‘동포’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 언론에서까지 ‘교민’이나 ‘교포’를 쓰는 일이 흔한 게 현실이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이 ‘교포’라는 단어를 썼을 때 “그게 아니라 동포라고 말해야 한다”고 고쳐주려 하면, “그거나 그거나 무슨 차이냐” 또는 “별 거 아닌 것 같고 괜히 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 땅에 정착해 당당하게 삶을 꾸려나가는 우리는 더부살이하는 교포가 아니다. 

‘동포’라는 좋은 말을 놔두고 굳이 남의 땅에 빌붙어 산다는 단어를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달라스 한인동포가 되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트렌드 매거진 카테고리

트렌드 매거진 목록
     2025년 미국 경제, 경기 침체로 향할까? 전문가들, “트럼프 행보에 달렸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전쟁과 연방 정부의 감축 조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는 급락하고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정리해고도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가…
    리빙트렌드 2025-04-01 
     전국적으로 각종 사기 피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24년 보고된 사기 피해액이 125억달러 이상으로 전년도 대비 25%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장 큰 피해를 초래한 사기 유형은 투자 사기로, 2…
    리빙트렌드 2025-04-01 
     미국에서 한국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한글 교육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영어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한글을 익히려면 재미있고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필요하다. 다행히 기술의 발전 덕분에 아이들이 게임처럼 즐기면서 한글을 배울 수 있는 다…
    리빙트렌드 2025-04-01 
     많은 사람이 옷장을 가득 채운 채 “입을 옷이 없다”고 한탄하지만, 정작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하는 일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결정 장애’로 인해 버릴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그대로 둔 채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전문가들은 “옷장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면 옷 선택이…
    리빙트렌드 2025-04-01 
     광활한 대지, 남다른 자부심, 그리고 독특한 문화로 가득한 텍사스는 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개성을 자랑한다. 음식부터 전통, 라이프스타일까지, 텍사스에서는 다른 주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프리토 파이 같은 이색적인 요리부터 세계적인 축제,…
    리빙트렌드 2025-04-01 
     2025년 주택 시장설문조사 결과와는 달리 부동산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3월 프레디 맥(Freddie Mac)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63%로 떨어지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리얼터닷컴(Realtor.com)의 20…
    부동산파트너 2025-04-01 
     달라스-포트워스,단독주택과 아파트 임대료 격차 사상 최대DFW 지역에서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임대료 차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Zillow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달라스-포트워스 지역의 단독주택 평균 임대료는 2,300달러를 넘었으며, 아파트 평…
    부동산파트너 2025-04-01 
    알렌, 매키니에 대규모 워터 파크 들어서 뜨거운 텍사스를 식힌다.   텍사스에서는 모든 것이 크지만, 알렌(Allen)시는 이번 프로젝트가 그 어떤 것보다도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칼라하리 리조트 & 컨벤션(Kalahari Resorts & Conventions)…
    부동산파트너 2025-04-01 
     “최고를 위해 끝까지 책임지는 회사”, 이는 텍사스 레가시 리얼티(Texas Legacy Realty)의 미션 스테이트먼트(기업 사명)이다. 이 회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시스템으로 텍사스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고…
    부동산파트너 2025-04-01 
    욕실 디자인은 집 인테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공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욕실 인테리어에서 고려해야 할 실용적인 부분들이 많으며, 재미있고 미적인 요소들 역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욕실 타일만큼 전체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요소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다…
    부동산파트너 2025-04-01 
    4월호 새단지 컬럼은 이전호와도 연결되는 내용으로 DFW 지역의 중에 한인이 선호하는 학군이 좋은 단지 3탄으로 소개드릴 곳이다. 꾸준히 늘어나는 인구증가와 빠른 개발속도로 점점 중심부의 새단지가 적어지는 가운데 오늘 소개드릴 단지는 위치 또한 멀지 않고, 주변환경의…
    부동산파트너 2025-04-01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인 텍사스는 급격한 인구 증가에 맞춰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최근 몇 년간, 텍사스는 급증하는 인구 유입으로 인해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건설업자들은 신규 주택을 더 많이, 더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노…
    부동산파트너 2025-03-04 
    텍사스 주택 소유자, 5년마다 홈스테드 면제 재확인 필수텍사스 주법에 따라 2023년부터 모든 카운티 감정 구역(appraisal district)은 홈스테드 면제(homestead exemption) 자격을 최소 5년에 한 번씩 확인하도록 규정됐다.이에 따라 주택 소…
    부동산파트너 2025-03-04 
    오픈AI, 텍사스에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텍사스를 비롯해 10여개 주에서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오픈AI는 일본 투자 기업 소프트뱅크 및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과 함께 5천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인공지…
    부동산파트너 2025-03-04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LA 중산층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재산과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고, 비교적 저렴했던 시기에 주택을 구입하며 미래를 꿈꿨던 중산층 시민들은 이제 재건의 희망조차…
    부동산파트너 2025-03-04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