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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봉준호 "인간 냄새 나는 SF…정치 풍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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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연예 댓글 0건 작성일 25-01-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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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냄새로 가득한 인간적인 SF 영화입니다. 평범하고 힘없고 어찌 보면 불쌍한 한 청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봉준호 감독은 20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푸티지 시사회(일부 장면을 공개하는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분이 앞으로 생생하게 겪을, 현실감 있고 우리 피부에 와닿는 SF물"이라고 소개했다. 간담회에는 주연 배우 로버트 패틴슨도 참석했다. 그는 '미키 17' 홍보 차 전날 입국해 관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봉 감독의 첫 할리우드 영화인 '미키 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얼음으로 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패틴슨이 임무 수행 중 죽을 때마다 폐기처분 됐다가 복제 인간으로 되살아나는 주인공 미키 역을 맡았다. 17번째 미키가 죽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날 갑자기 18번째 미키를 맞닥뜨리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우리가 챗GPT를 보면서 대화하리라곤 여러분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앞으로 2년, 3년 후에 어떤 일이 우리에게 닥칠지 모르는 거지요. '미키 17'은 조금은 공상과학처럼 보일지라도 우리가 분명 겪을 일이 담겼어요."

봉 감독은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인해 자신 역시 "인공지능(AI)이 쓸 수 없는 시나리오를 어떻게 쓸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한다"면서 "AI가 절대 쓰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매년 한 편씩 써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미키 17' 푸티지 영상에는 사람들이 미키의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거나 괴생명체의 공격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거나 미키의 신체가 실험용으로 쓰이는 장면 등이 담겼다. 미키가 지구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지고 복제인간인 '익스펜더블'에 지원하게 되는 과정도 나온다. 비극적인 이야기를 해학으로 풀어내는 '봉준호 표' 블랙 코미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봉 감독은 "극한에 처해 있는 노동자 계층이다 보니 (작품에) 계급 문제가 스며들 수 있지만, 거창하게 계급 간의 투쟁을 다룬다는 식의 정치적인 깃발을 들고 있진 않다"면서도 "(이전에 선보인 SF 작품인) '괴물', '설국열차', '옥자'처럼 '미키 17'에도 정치적인 풍자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틴슨은 "아주 빨리 재미있게 읽은 미친(crazy) 시나리오지만, 미키가 왜 그렇게 되는지를 살펴보면 복잡해지더라"며 "자신감도 없고 어떻게 보면 멍청한 점도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가르쳐도 교육되지 않았던 자기 반려견에서 영감을 받고 미키 캐릭터를 소화했다고 한다.

패틴슨은 "어떤 벌을 내려도 바뀌지 않았던 제 반려견처럼, 미키 역시 17번을 죽어서야 '삶을 다르게 살았어야 했나' 깨닫는다"며 웃었다.

봉 감독은 그간 '옥자', '설국열차' 등을 통해 크리스 에번스, 틸다 스윈턴, 제이크 질렌할, 옥타비아 스펜서 등 다양한 외국 배우와 협업해왔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패틴슨과 호흡을 맞췄다. '미키 17'에는 패틴슨 외에도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에,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한다.

봉 감독은 패틴슨이 '굿타임'(2018), '라이트하우스'(2019) 등 미국 독립 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을 때부터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멍청하고 불쌍한 미키 17과 예측불가능하면서도 기괴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미키 18을 모두 소화해야 해 사실상 1인 2역인 셈"이라며 "두 역할을 다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 생각했고 처음부터 패틴슨이 떠올라 캐스팅 과정이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패틴슨은 "'스타워즈' 시리즈와 비슷한,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에서 가볍고 유머러스한 장면을 보여주는 SF물은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키 17'은 봉 감독님의 용감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봉 감독님 정도 수준의 감독은 네다섯명 정도밖에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모든 배우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지요. 배우들은 계속 한계에 도전하게 하는, 새로운 걸 제시해주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하거든요. 저도 일하는 방식이 이 정도인 감독님과 전에 작업한 경험이 없어요. 굉장히 아우라가 있고 뭘 원하는지를 잘 아는 자신감 있는 감독님입니다."

할리우드에서는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이 신(장면)을 찍는 게 일반적이지만, 봉 감독은 같은 장면을 여러 차례 찍지 않았다. 덕분에 배우들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집중력을 모아 한 장면 한 장면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편집본을 바로바로 보여주기도 했다고 패틴슨은 말했다.

패틴슨은 차기작 일정으로 스케줄이 빽빽한 와중에도 봉 감독의 나라인 한국의 팬들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렵사리 시간을 냈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기다리던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거나 손을 맞잡는 등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패틴슨은 "(한국의) 많은 감독님과 훌륭한 배우를 보며 자랐다"며 "영화 업계 자체가 훌륭한 것 같아 향후 한국 작품에 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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