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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제명' 손준호 "3천700만원은 수령, 이유는 기억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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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댓글 0건 작성일 24-09-1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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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중 눈물 흘리는 손준호 (사진 출처: 연합뉴스)
기자회견 중 눈물 흘리는 손준호 (사진 출처: 연합뉴스)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 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아 선수 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놓인 손준호(32·수원FC)가 팀 동료로부터 20만위안(약 3천700만원)을 받은 건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안 조사 단계에서 가족을 얘기하며 협박해 혐의를 강제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둥 타이산 동료 진징다오로부터 20만위안을 받은 건 맞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로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절대 불법적인 이유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년 6개월간 중국 생활에서 절친한 사이였던 진징다오와 금전 거래가 활발했다는 손준호는 "돈을 빌렸다 갚은 것일 수도 있다. 그 친구가 운영하는 축구 교실에 큰 금액을 선물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병원 수술을 잡아드린 적도 있다"고 설명하며 "중국에서 큰돈을 벌다 보니 그 당시엔 큰 금액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말했다.


'20만위안 정도의 적지 않은 금액을 주고받은 일이 흔했냐'는 질문에 손준호는 "매번 그러진 않았다. 그렇게 큰돈이 오간 적이 많지는 않다"고 답했다.


'드문 상황이면 보통 이유를 기억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자 기자회견에 동석한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국내에서 손준호는 검소하고 짠돌이로 알려져 있을 정도"라며 "수당이 워낙 크다 보니 돈에 대한 인지 감각 자체가 바뀐 것 같다"고 대신 답했다.


중국 공안으로부터 '손준호에게 돈을 보내고, 옷과 신발을 사줬다'는 진징다오의 진술을 전해 들었다는 손준호는 "너무나 사람을 믿었기에 충격이 컸다. 이후 그 친구를 잊으려고 마음먹었고, 이후 그 친구와 연락한 적이 없다. 진징다오가 무슨 혐의로, 어떤 판결을 받았는지, 어떻게 됐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손준호가 중국 법원에서 20만위안 금품수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고, "판사와 형량을 협상해 이미 구금돼있던 10개월만큼의 형량을 받는 걸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다만 승부조작은 (공안, 검찰, 재판 단계에서) 단 한 번도 인정한 적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 공안에서 금품수수 혐의를 적용하면서 20만위안에 대한 대가는 뭐라고 제시했냐'는 질문에 손준호는 "처음엔 그런 쪽으로 날 조사했다. 나는 불법도 아니고 승부조작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확답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손준호 측에 따르면 공안은 지난해 1월 상하이와의 경기를 지목해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봤다.


정확한 승부조작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고, 진징다오가 했다는 진술과 조사 초기 단계에서 나온 손준호의 거짓 자백이 전부였을 뿐, 문자 메시지 등 증거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


손준호는 "나는 떳떳하게 정말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었고, 강팀과 경기에서 우리는 비겼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안이 승부조작이 이뤄졌다고 본 경기가 끝나고 5∼6일 뒤 진징다오로부터 20만위안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도, "진진다오와 승부조작에 관해 단 한 번도 대화한 적 없다"고 못 박았다.


손준호는 "아내가 공안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받았는데, 1∼2월 내용은 포렌식을 해도 대화 내용이 전혀 없었다. 두 달만 아예 싹 사라지고, 나머지는 다 있다더라"라며 '공안이 해당 기간 자료를 고의로 지운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제 입으로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세부 범죄 사실들이 기재돼 있을 걸로 보이는 판결문을 공개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손준호 측은 "판결문은 우리도 받지 않았다. 중국 변호사와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내 억울함을 강조한 손준호 측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계획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대한축구협회 징계가 내려지지 않는 이상 섣불리 움직일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축구협회에서 손준호의 혐의를 증명하려면 세부 증거가 필요할 텐데, 증거가 없기 때문에 FIFA가 중국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걸로 예상한다"며 "FIFA가 만약 중국 측의 손을 들면 변호사를 선임해 추가 대응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사법 당국에 직접 항소하는 방안에 대해 에이전트는 "중국은 형사 사건 항소가 거의 없다. 변호사가 중국 공산당과 싸워야 한다는 의미"라며 불가하다고 전했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의 협박에 못 이겨 공안 조사 초기 단계에서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외교부를 통해 내 아내를 체포해 내가 있던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휴대전화 속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는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며 울먹였다.


검은색 수원FC 트레이닝복 상·하의를 입고 웃으며 등장하고, 여유로운 자세로 50여명이 넘는 취재진을 둘러보기도 했던 손준호였지만,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연신 눈물을 흘리며 눈가를 훔쳤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 "통역도 어눌해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공안이 내민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공안 조사 당시 음성 파일을 공개해 자기가 불법적으로 수사받은 과정을 밝히고 싶었다는 손준호는 "내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지만, 공안은 영상만 있을 뿐, 음성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며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 압박 수사를 통한 내 거짓 자백뿐"이라고 강조했다.


재판에 앞서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작은 죄라도 인정하지 않을 시 언제 석방될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는 손준호는 "판사가 20만위안이라는 금액을 받았다고 인정하면 수일 내로 석방하고, 한국에서도 축구 선수 경력이 이어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나는 축구선수로서 승부조작이 치명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아내와 변호사와 의견을 나누고 고민한 끝에 판사의 제안에 '이건 승부조작이 아니라 개인 간의 금품 수수 혐의'라고 말했다"며 "그저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나처럼 생각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침묵을 지켰던 손준호는 "서로 얘기하지 않기로 했는데 중국축구협회에서 먼저 발표했기에 나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이젠 잃을 게 없다.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로 얘기하고 싶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범죄자로 생각되는 것 같아서 자리를 만들었다"고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전날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가 FIFA에 영구 제명 징계 내용을 통보하고,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토한 뒤 각 회원국에 해당 선수의 징계 내용을 전달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고,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그의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손준호는 승부 조작 가담이나 산둥 이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해왔다.


약 10개월 동안 구금된 끝에 지난 3월 석방된 손준호는 6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에 복귀해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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