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영화 ‘더록’의 알카트레즈섬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300회 작성일 24-02-23 16:36

본문

 햇빛을 받아서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물결이 아름답고 그 사이를 살포시 뒤덮은 가냘픈 해무가 그리워 샌프란시스코를 찾을 때면 아침 일찍 일어나 샌프란시스코 베이(San Francisco Bay)로 나서곤 합니다. 

오늘도 이곳을 가득 메운 안개는 틈틈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강한 아침 태양을 품고 진한 향기의 카푸치노 한 잔 축이며 긴 터널도 지나고 험한 파도도 만나며 삶을 경주하던 수많은 생각에 잠시 먼 바다를 내다봅니다. 아무리 겨울이 따스한 캘리포니아라 하지만, 채 가시지 않은 겨울의 해무에 스며든 차가운 공기는 몸을 많이 움츠리게 합니다. 

마치 오래전 차가운 아침 공기가 졸음 섞인 눈가에 상큼하게 닿는 강가를 바라보며 청춘의 삶을 기억했던 순간처럼 말입니다.

안개 낀 아침이라 유독 쓸쓸해 보이는 갈매기 소리와 뱃고동 소리에 묻혀 희미한 물결 소리를 뚫고 안개에 잠시 보였다 사라지는 조그만 섬은 스산한 계절의 빛을 안고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뒤로한 채 오랜 세월을 숨겨왔던 미국의 역사요, 내가 좋아하는 무비 ‘더록(The Rock)’의 촬영 무대가 되었던 알카트레즈섬(Alcatraz Island)니다. 그리고 섬 안으로 들어가면 어느 누구도 탈옥할 수 없는 천해의 요새로 이뤄진 아주 특별한 감옥이 있습니다.

알카트레즈섬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입니다. 

평소는 몇 주전에 예약을 해야 그곳으로 가는 배편을 구할 수 있지만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예전처럼 붐비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미리 웹사이트(www.alcatrazcitycruises.com)에 가서 미리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아침 일찍 많은 커피 한잔하고 싶어 카페와 상점이 즐비한 피어39(Pier39)번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즘 오르는 물가를 실감하며 겨우 파킹을 한 후에 좋아하는 카푸치노 한잔 빼 들고 양손으로 컵을 꼭 감싸고 호호거리며 샌프란시스코의 차가운 아침 분위기를 누려봅니다.

알카트레즈섬은 피어39번 옆에 있는 피어33번의 Alcatraz City Cruise에서 출발합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낭만에 너무 빠진 나머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더니 벌써 출항시간이 다가왔나 봅니다. 서둘러 피어33번으로 갔더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속에 들어있던 투어 티켓을 주섬주섬 챙겨 배에 오르고 나니 멀고먼 태평양을 가르고 금문교의 차가운 물살을 헤쳐 흐르는 샌프란시스코의 차가운 바람은 저절로 옷깃을 가다듬게 합니다. 이전에 배에 오르던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낭만이 아니라 세계 최악의 감옥으로 향하는 비극의 시작이 됨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다가올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상상하고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었을까?

피어33번을 떠나 폭포 흐르듯 강한 물살을 가르며 뱃길에 들어서니 저 멀리 금문교가 보이고 뒤로는 샌프란시스코의 다운타운이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바람과 바다에 맞서는 싸늘함과, 곳곳에 소용돌이 치며 샌프란시스코 베이를 마치 강처럼 흐르는 강한 물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불과 1.25마일밖에 안 떨어진 조그만 섬이지만 이곳에 왜 1급 범죄자만 모아 놓은 감옥을 만들었는지를 감히 상상해봅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탈옥할 수 없는 강한 물살을 가르며 20분 정도 항해를 하니 알카트레즈섬의 흔적들이 눈앞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선착장에 도착할 무렵, 비로소 도착한 섬에서 나의 삶에 일부가 이곳에서 다시 시작됨을 느끼게 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부터 1.25마일(2.01 킬로미터) 떨어진 샌프란시스코만에 위치한 앨커트래즈섬은 1934년부터 29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악명높은 1급 범죄자를 수감했던 악명 높은 섬으로 유명하며, 이전에는 군사시설로 운영이 되기도 하고 한때는 인디언들의 점유지가 되었으며, 지금은 미국 국립공원 관리청으로부터 국립 레크리에이션 지역으로 지정되어 관광지로 조성되어 있는 곳입니다. 

선착장에 도착한 후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난 후에 감옥이 있는 곳으로 경사진 길을 오르고 나면 섬의 곳곳을 설명하는 이어셋 하나를 픽업한 후 원하는 곳으로 이동을 하며 셀프 투어를 하여 죄수와 간수의 생생한 음성, 일어났던 사건들, 그리고 탈옥에 관한 이야기까지 상세하게 듣게 됩니다. 

이곳 감옥이 유명해진 것은 재소자의 악명높은 생활과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이라는 것, 그리고 유명한 마피아 두목인 알카포네가 이곳에 수감되어 더욱 사람들에게 알려졌던 곳입니다. 또한 최근에 와서는 이곳이 워낙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가 되었는데, 숀 코너리와 니컬러스 케이지가 주연한 영화 ‘더록’이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탈출이 절대 불가능한 교도소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론 총 14번의 탈옥 기록이 있고, 탈옥수 중 5명의 행방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5명이 사망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아마도 섬 주위를 흐르는 강한 물살과 낮은 수온에 익사했다고 추정을 할 뿐입니다. 

섬에 있으면 앞에 샌프란시스코가 아주 가깝게 보입니다. 

처음에는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바로 앞에 이런 무시무시한 감옥의 존재를 몰랐는데, 나중에 감옥의 존재를 알고 너무 놀랐다고 합니다. 

당시 수감자들은 도심에서 들려오는 축제의 소리와 불야성을 이룬 환한 불빛을 바라보며 ‘나는 왜 저기에 있지 못하고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가’ 하며 많은 탄식을 하였다고 하죠. 어쩌면 그러한 상황이 그들로 하여금 탈옥이라는 감성을 자극시켰지만 워낙 천해의 요새처럼 만들어진 감옥이라 감히 탈옥을 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였기에 그들이 가졌던 고통은 더하였으리라 봅니다.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 배를 타기 전 섬 주위를 걸을 수 있도록 아름답게 조성된 산책로인 아가베 트레일(Agave Trail)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모습은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답습니다. 

수감자들은 죄수로 칙칙한 감옥을 기대하지만, 그들 또한 신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 인간이기에 들어서는 단지는 밝고 햇빛이 비치는 뜰이며 우리와 같이 누리고 싶었던 자유의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바다를 보며 자유를 꿈꾸었을 것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달라스에서 비행기로 4시간을 날아 오레곤의 주도 포트랜드에 도착할 즈음이면 창가 오른쪽으로 오레곤주와 워싱턴 주의 명산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하얀 눈으로 정상을 덮고 그 밑으로 길게 띠를 형성한 구름의 오묘한 조화 속에 마치 영화 …
    문화 2025-01-17 
    상업용 투자 전문가 에드워드 최   2025년은 기술 혁신이 전 산업에 걸쳐 심화되고, 그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은 기술 변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생산성 향상과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부동산 2025-01-17 
    그린웨이 배준원새해가 밝았다. 한동안 유지해오던 고금리 기조를 지난 한해동안 세차례에 걸쳐 1%에 달하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연준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가금리 인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장기채권금리의 움직임은 그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지난해 세차례에 …
    세무회계 2025-01-17 
    공인회계사 박운서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트럼프가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무회계 2025-01-17 
    엑셀  카이로프로틱 김창훈 원장 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 excelchirodallas@gmail.com2681 MacArthur Blvd suite 103, …
    건강의학 2025-01-17 
    칼럼니스트 고대진◈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
    문화 2025-01-17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새해까지 작은아들이 있는 오스틴에 머물렀다.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자주가지는 못했는데, 아이가 일년 여에 걸쳐 지은 새집이 완성되었다 하여 겸사겸사 가게 되었다. 이제 서른 중반에 든 아이는 아직 결혼할 마음이 없어서 …
    문화 2025-01-10 
    공인 회계사 서윤교2025년 새해가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여객기 사고 등 다른 나라에서는 30년 동안에 일어날법한 일들이 불과 1달 안에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로 우울하게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특히 달러 대비 원화의 약세가 두드러지는데 지난 주말…
    세무회계 2025-01-10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미국의 곳곳을 여행할 때에 계절마다 이어지는 예술인의 축제가 있는 도시를 여행하는 것은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그 가운데 특별한 자신의 자화상을 투영하는 것에 많은 희열을 안겨다 줍니다. 산타페, 세도나 등, …
    문화 2025-01-10 
    집에서 고용한 사람의 부상과 보상이광익 (Kevin Lee Company 보험사 대표)신문을 읽다보면 가정집의 관리 유지를 위하여 고용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집 주인이 법적 보상책임을 떠 맡아야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
    보험 2025-01-10 
    Hmart 이주용 차장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갈비는 고기 부위 중 하나로, 갈비뼈와 그 주변의 고기 부분을 의미합니다. 주로 바비큐나 구이 요리에 사용되며, 부드럽고 육즙이 많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고기입니다.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보통 양념…
    문화 2025-01-10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지난 한해 특별히 바다건너 고국은 그야말로 더 이상…
    부동산 2025-01-03 
     백경혜 수필가친정에 다녀왔다.   아버지는 선물로 들고 간 간식들을 좋아하셨다. 그중 몇 가지는 방으로 가져가 숨겨두셨다. 치매 증세 중 하나인 줄 알았지만, 아버지 방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간식 봉지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언니가 먼저 사다 놓은 간식 옆에 내 선물이…
    문화 2025-01-03 
     상업용 투자 전문가 에드워드 최2025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경제 및 기술 변화, 근무 형태의 전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 증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구체적인 전략…
    부동산 2025-01-03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음악과 책과 여행이 어울리는 계절, 이 계절에 지나간 많은 시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살며시 나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점점 깊어가는 계절의 속내음이 내 가슴속을 품게 하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이…
    문화 2025-01-0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