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알아두면 유용한 식품상식] ‘인스턴트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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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의 정취를 기대하는 마음이 문득 문득 생기는 8월의 마지막입니다. 여러분은 가을하면 어떤 것들이 생각나시나요. 개인적으로 그윽한 커피향을 맡으며, 사색에 잠기는 한 CF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데요.
오늘은 커피를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한번쯤은 마셔보았을 만한 인스턴트 커피, 그중에서 빠질 수 없는 맥심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우선 한국의 커피 역사를 간략히 살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을까요. 공식적으로 조선의 26대 왕이자 초대 황제인 고종이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최초로 커피를 마신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1년간 생활하면서 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하며, LP로 음악을 즐겼다고 합니다. 아관파천이라는 안타까운 역사의 과정에서 커피와 LP 등의 문화가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하는 점이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897년에는 덕수궁내 정현관(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카페)을 짓게하고이곳에서 대신들과 커피와 다과를 즐겼다고 합니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들로 부터 커피가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커피 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서울 종로와 명동에 커피숍들은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었다고 하며, 부산 광복동과 서면등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이후 6.25 전쟁때 커피는 미군들에게 지급되는 군수 물자의 하나로 공급되면서, 처음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맛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한국의 커피시장이 형성되자 한국도 자체 커피 회사를 설립하게 되는데, 1968년 인천 부평에 동서식품이 세워지게 됩니다.
동서식품은 미국의 제너럴 푸드사와 커피 제조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맥스웰 하우스 그라인드 커피, 즉 개별 포장이 아닌 커피가루를 통에 담아 파는 상품을 개발하게 됩니다.
잠깐 인스턴트 커피의 개발 배경을 설명하자면, 세계 대공황으로 인해 커피소비가 줄면서 원두의 재고가 많이 쌓이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원두보다 보관기간이 긴 가루 형태의 커피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인스턴트 커피가 나오게 된 배경입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렇게 출시된 맥스웰은 처음에는 예상과 다르게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커피 시장자체도 크지 않았을 뿐더라, 불법으로 거래되는 미군의 맥스웰 커피와도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악재속에 동서 식품은 커피의 쓴맛을 줄이고 달콤함을 더하는 프리마를 출시하게 됩니다.
우유가 귀했던 우리나라에서 프리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끕니다. 이후에 동서식품은 프리마와 커피를 같이 넣은 스틱 봉지 형태의 커피를 개발하게 됩니다.
이후 1978년 커피업계의 혁명적인 사건, 자동 커피 판매기가 등장하게 되면서 동서는 더욱 성장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또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드는 방식과 달리 동결 건조 방식을 제너럴 푸드사에서 들여오면서 기존의 커피들과는 차별화된 맛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동서는 시장의 80%-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다른 대기업들이 커피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세계의 커피 시장에 강자 네슬레가 경쟁자로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게 됩니다.
이에 동서식품과 네슬레의 부드러운 커피에 대항하기 위해 상품을 개발하게 됩니다.
이때 나온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맥심 모카 골드 입니다. 이후 네슬레는 두산그룹과 합작하여 공장을 세우고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시장에 내놓습니다.
이렇게 시장에 뛰어든 네슬레는 한국의 커피시장에 30%정도의 점유율을 차지 했습니다만 그 이상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맥심은 저렴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 포지셔닝했던 반면 네슬레는 고가의 커피로 포지셔닝했던 이유도 있었고, 또한 경쟁사가 시장에 진출하기 전 맥심의 대처가 빨랐기 때문입니다.
이후에도 후발주자 남양유업은 프렌치 카페를 내놓았고, 한때 점유율을 빼앗긴적도 있지만, 남양 유업의 불매 운동등으로 맥심은 점유율을 다시금 회복하게 됩니다.
네슬레라는 세계적인 기업의 상품에도 밀리지 않은, 한국인들의 저력이라고 할 수 있는 맥심 인스턴트 커피.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서 맥심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 찾아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Hmart 이주용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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